시적인 커피 "petic coffeeroom"
인스타그램 : @si.cff
주소 : 서울 성동구 무학봉 15가길 4 1층
영업시간
월~토 : 12:00~22:00
일요일 : 12:00~16:00
시적인 커피
카페 이름 만들으면 "근심 걱정 없이 평온하고 여유롭게 즐기는 장소"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름이었다. 집에서도 가깝고 하여 냉큼 찾아갔는데 보통 자그마한 카페이면 들어가기 좀 부담스러운 곳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곳은 좁은 카페인데도 불구하고 들어가고 싶은 장소였다.
오마카세식처럼 기억자 BAR로 되어있고 의자는 5개, 그리고 창가 쪽을 바라보는 2인 테이블 포함 총 "7인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엄청 작은 공간이다. 그리고 아주 특이한 점은 커피머신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같은 에스프레소 베버리지 음료가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핸드드립 커피만을 제공하는 커피숍인 공간이다.
공간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몇몇 매장들도 커피 가는 소리가 공간을 즐기는데 피해가 갈까 봐 밀폐된 조리실 공간에서 커피 갈고 제조하는 장소도 있고 이 처럼 커피머신 없이 오로지 드립을 즐기기 위한 집중된 공간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하리오 V60드리퍼 2개로 커피를 내려주시는데 BAR에서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재미는 앉아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바로 옆에 있는 Ditting 804 드립 그라인더 가까이에 앉아 있으면 원두를 갈 때 나오는 엄청나게 향기로운 향을 즐길 수 있으며 혹시나 bar가 있는 카페를 가셔서 자리 잡으실 때 그라인더 근처에 자리 잡는 것에 한 번쯤 앉아 보는 것에 추천을 드린다.
시끄러울 수도 있지만 그 소리에 피어오르는 신선한 커피 향기는 너무나 매혹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나중엔 시끄럽게 들리던 그라인더 소리가 향긋한 소리로 바뀌어 들리기도 할 것이다.
블랙베리 토스트와 에콰도르 루그마파타, 토스트에 들어가는 치즈는 꾸덕꾸덕 조금씩 씹히는 조그만 치즈 덩어리들에 매끈하지만 거칠게 느껴질 정도의 농밀함을 가지고 있었고 위에 발려진 블랙베리는 새콤달콤하지만 상콤하게 조려진 느낌이 너무나 좋았다.
어느 음료와 먹어도 어울릴 수 있는 디저트였고 다음에는 다른 것도 먹어 볼 욕심이 생긴다.
커피 원두는 너무 라이트하고 매우 강한 산미(신맛)보다는 상권에 맞혀 무계 감 있고 부드럽고 고소한 방향의 로스팅이 된 커피들을 준비해 놓으신다고 하신다. 원두도 쇼트가 될 때마다 다른 괜찮은 것들을 택하여 준비해 놓으시는데 인터넷에 메뉴 보고 미리 정해놓았었는데 없어서 새로운 에콰도르 커피를 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매번 찾아갈 때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증이 생기게 될 거 같기도 하다.
메뉴를 훑어보면 모든 것이 수제, 정을 쏟아야 나오는 메뉴들이다. 그래서 커피머신을 빼고 직접 손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핸드드립만을 택한걸 수 있겠다 싶다.
이날은 1~2시간 영상 찍고 즐기다 가려고 했는데 자전거 타고 오신 어느 한 고객분이 옆에 앉으셔서 같은 에콰도르 커피를 주문하시길래 기쁜 마음에 "에콰도르 커피가 맛나다는 소문이 있나 봐요?"라고 말을 건넸었다. 그렇게 사장님과 자전거 고객과 3명에서 2 시간 넘게 수다를 떤 거 같았다. 신기한 건 3명 다 처음 본 상황이란 것. 이 처럼 이 시적인 커피의 공간엔 끈덕한 정이 느껴지게 하는 무언가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조용히 책 한 권 가지고 와서 이 창가 자리에 앉아 독서하기에 너무 좋아 보인다. 여기 오려면 책을 꼭 가져와야 될 것만 같은 분위기에 사장님도 손님 없으면 독서를 하신다고 한다. 가면 사장님께서 읽으시는 책도 읽어볼 수 있을 거 같다.
테이블 아래에는 수납장이 준비되어 있는데 이곳을 열면 메모장과 연필이 준비되어 있다. 오시는 손님들께서 끄적끄적 시, 그림, 이야기 등등을 적어 놓으면 벽에 기재해서 누구나 관람할 수 있게 하는데 이곳에 오면 분명 시상 하나쯤은 떠오르지 않을까?
역시나 요즘은 커피를 문화로 즐기는 시대로 항상 말하고 있는데 정말 그렇다는 걸 계속해서 실감하고 있다.
거창할 수도 있고 소소할 수도 있고, 소박할 수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원했던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낸 장소는 소박하거나 소소할 수 없는 웅장한 포스가 존재한다. 인테리어는 따라 할 수 있겠지만 분위기는 돈 주고도 따라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이 돈 주고도 따라 할 수 없는 개성 넘치는 커피 문화들을 즐길 생각에 매우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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